불교의 목표를 단 한 문장으로 말해야 한다면, 초기불교는 주저 없이 이렇게 답했을 것입니다. “아라한이 되는 것.” 오늘날 한국의 불교 신자들 대부분에게 익숙한 목표는 성불成佛, 곧 부처가 되는 것이지만, 이는 대승불교가 인도 아대륙 바깥으로 퍼져 나가며 형성한 이상입니다. 그보다 훨씬 앞선 시대 — 붓다 자신과 그의 직계 제자들이 활동하던 시대 — 로 거슬러 올라가면, 수행이 완성된 인간의 이름은 오직 하나, 아라한이었습니다.
이 차이는 사소한 용어의 문제가 아닙니다. 붓다가 되겠다는 서원과 아라한이 되겠다는 서원은 애초에 지향하는 궤적이 다릅니다. 보살은 자신의 해탈을 뒤로 미루고 무수한 생을 거치며 중생을 구제하기를 서원합니다. 반면 초기불교의 수행자는 지금 이 생, 혹은 가까운 미래의 몇 생 안에 윤회의 사슬 자체를 끊어내는 것을 목표로 삼습니다. 이 책이 다루는 것은 후자, 곧 초기불교가 그려낸 인간 완성의 지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