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한의 길』에서 우리는 번뇌를 완전히 소멸시켜 다시는 태어나지 않는 것을 궁극의 목표로 삼는 하나의 이상을 따라갔습니다. 수다원에서 사다함, 아나함을 거쳐 아라한에 이르는 그 여정은, 가능한 한 빨리 윤회의 사슬을 끊어내는 것을 지향했습니다. 그런데 이 여정과는 전혀 다른 궤적을 그리는 또 하나의 오래된 이상이 있습니다. 바로 보살菩薩, bodhisattva의 길입니다.
보살은 자신의 해탈을 뒤로 미룹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해탈이라는 목표 자체를 ‘혼자만의 것’으로 두지 않습니다. 그는 모든 중생이 함께 고통에서 벗어날 때까지, 스스로 붓다가 되어 그 구제의 능력을 완성할 때까지, 수없이 많은 생을 거치며 자비慈悲와 지혜智慧를 함께 닦아 나갑니다. 이는 아라한의 길이 그리는 직선적이고 신속한 궤적과는 달리, 나선형으로 넓게 펼쳐지는 훨씬 더 장대한 여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