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학 문제를 맞혔다는 사실만으로 그 글을 읽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같은 정답을 고른 두 학생도 한 사람은 지문의 근거를 짚을 수 있고 다른 사람은 익숙한 표현이나 감으로 선택했을 수 있다. 이 책은 정답률보다 ‘왜 그 답이 되는지 되돌아갈 수 있는 위치’를 남기는 독해를 훈련한다. 주장·근거·정의·비교·인과·도표·반론의 위치를 표시하며 읽는 방식이다.
실제 원고는 12장과 36절로 구성되어 있다. 구성은 「답을 고르기 전에 지문의 지도를 그린다」에서 출발해 「주장은 문장 끝보다 관계 속에 있다」로 조건을 넓히고, 중반의 「도표는 지문 밖의 장식이 아니다」에서 핵심 변수를 다시 점검한 뒤 마지막의 「오답 원인표로 다음 읽기를 바꾼다」에서 앞선 판단을 기록과 검증의 형태로 묶는다. 장마다 세부 절을 두어 한 번에 하나의 질문을 좁혀 가기 때문에, 앞에서 세운 기준이 뒤에서 어떻게 수정되는지 추적하기 쉽다.
지문을 문단별로 요약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문단의 역할과 중심 주장, 근거의 종류, 연결어의 방향, 정의의 경계와 비교 기준을 구분한다. 도표와 수치가 등장하면 분모와 단위를 확인하고, 문제 문장과 선택지 역시 지문과 마찬가지로 근거를 요구한다. 틀린 문제는 정답만 확인하지 않고 오답 원인표로 돌아가 다음 읽기의 습관을 수정한다.
문해력의 핵심을 배경지식의 양으로만 보지 않고, 글 안에서 근거의 위치와 역할을 추적하는 수행으로 바꾸는 점이 중요하다. 학생은 맞힌 문제에서도 근거가 약했다면 다시 읽어야 하고, 틀린 문제에서도 근거를 정확히 짚었다면 사고 과정을 보존할 수 있다.
수능형 비문학을 준비하는 학생뿐 아니라 보고서·기사·설명문에서 주장과 자료의 관계를 더 정확히 읽고 싶은 독자에게도 도움이 된다. 빠르게 답을 고르는 요령보다 근거의 주소를 남기고 다시 검토할 수 있는 독해 체계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둔다.
중요한 것은 책의 사례를 그대로 복사하는 일이 아니다. 각 장이 요구하는 확인 항목을 자신의 자료와 환경에 적용해 보고, 조건이 달라지면 결론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기록하는 것이다. 그렇게 읽으면 한 번의 정답 대신 다음 상황에서도 다시 사용할 수 있는 판단 기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