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역학

탱화, 색으로 그린 깨달음: 한국 불화의 역사·종류·상징을 따라가는 교양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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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화, 색으로 그린 깨달음: 한국 불화의 역사·종류·상징을 따라가는 교양서
듣기기능미지원파일정보PDF
총 용량11.2MB이용기기
ISBN9791176912532
책 소개
절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향 냄새도, 목탁 소리도 아니다. 법당 안쪽 벽을 가득 채운 커다란 그림, 바로 탱화다. 금빛과 붉은빛, 푸른빛이 겹겹이 쌓인 그 화면 속에는 부처가 있고, 보살이 있고, 하늘의 신들과 지옥의 심판관이 함께 살아간다. 사람들은 그 앞에 서서 절을 하고, 소원을 빌고, 때로는 아무 말 없이 오래도록 바라본다.
탱화幀畫는 말 그대로 '족자에 그린 그림'이다. 비단이나 삼베, 종이 위에 불교의 세계관을 그려 넣고, 이를 액자나 족자로 만들어 법당 벽에 건다. 서양 미술사에서 익숙한 '그림'이라는 개념으로 탱화를 보면 절반만 이해한 것이다. 탱화는 감상의 대상이기 이전에 신앙의 대상이었다. 화가가 붓을 놓는 순간이 아니라, 점안식點眼式을 통해 눈동자에 마지막 붓질이 더해지는 순간, 그림은 비로소 '살아있는' 부처가 된다. 이 책이 첫 장부터 짚고 넘어가려는 것이 바로 이 지점이다 — 탱화는 그려진 것이 아니라 '모셔진' 것이다.
한국의 탱화는 인도에서 시작해 중앙아시아와 중국을 거쳐 한반도에 이른 불교 회화의 긴 여정 끝에 피어난 독자적인 꽃이다. 고려 불화의 극한에 다다른 섬세함, 조선 후기 민화의 정서를 품은 소박함, 근대의 격변 속에서도 끊이지 않은 화맥. 이 책은 그 시간을 따라가며 탱화가 무엇을 그렸고, 왜 그렸으며, 오늘날 우리에게 무엇을 말을 거는지를 살펴본다.
이 책은 전문 미술사 논문이 아니다. 절을 찾았을 때 법당 안의 그림 앞에서 "이건 누구지, 이건 왜 이런 자세를 하고 있지" 하는 궁금증을 가져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역사와 종류, 상징을 차근차근 풀어내는 교양서로 썼다. 다음 장을 넘기면, 그 긴 여정의 첫 걸음이 시작된다.

목차
프롤로그 — 탱화란 무엇인가: 그림이자 신앙의 대상
1부. 탱화의 기원과 제작
1장. 불화의 시작 — 인도에서 동아시아로
2장. 탱화와 벽화, 무엇이 다른가
3장. 화승畵僧의 세계 — 금어金魚와 화맥
4장. 안료와 재료의 비밀 — 광물성 안료, 금박, 비단과 종이
5장. 점안식 — 그림이 부처가 되는 순간
2부. 탱화의 종류
6장. 영산회상도 — 석가모니의 설법 장면
7장. 신중탱 — 불법을 수호하는 신들
8장. 칠성탱 — 북두칠성 신앙과 불교의 만남
9장. 산신탱과 독성탱 — 토착 신앙이 스며든 불화
10장. 감로도 — 아귀와 영혼을 위한 그림
11장. 명부전 탱화 — 저승세계와 시왕
12장. 극락회상도 — 아미타불과 서방정토
13장. 팔상도 — 부처의 일생 여덟 장면
14장. 나한도 — 개성 넘치는 오백나한
15장. 괘불 — 야외 법회를 위한 거대한 불화
3부. 탱화 속 존상
16장. 여래 — 석가모니불·아미타불·비로자나불·약사여래
17장. 보살 — 관음보살·지장보살·문수보살·보현보살
18장. 명왕과 호법신 — 분노한 얼굴에 담긴 자비
19장. 나한과 조사 — 깨달음을 이룬 인간들
20장. 신중과 호법신장 — 제석천·범천·사천왕
21장. 도상학 읽기 — 손 모양수인과 지물로 존상을 구별하는 법
4부. 시대별 변천
22장. 삼국시대~통일신라 — 불화의 여명
23장. 고려 불화 — 극한의 섬세함, 고려불화의 황금기
24장. 조선 전기 — 억불숭유 속에서도 이어진 신앙
25장. 조선 후기 — 민화적 감성과 대중화
26장. 근대의 격변 — 일제강점기와 불화의 수난
27장. 현대 — 무형문화재로 이어지는 화맥
5부. 탱화를 만나러 가는 길
28장. 통도사와 불화의 보고
29장. 송광사 — 승보사찰의 탱화
30장. 해인사 — 팔만대장경 곁의 불화
31장. 국립중앙박물관·불교중앙박물관에서 만나는 탱화
32장. 탱화 감상법 — 무엇을 먼저 보아야 할까
에필로그 — 그림으로 남은 신앙, 지금 우리에게 말을 거는 이유
6부. 지역별 탱화 — 향토색과 화파의 지도
33장. 지역 구분과 화파의 형성 원리
34장. 경상도 — 통도사·해인사 화파: 정교함과 격식
35장. 전라도 — 송광사·미황사·대흥사 화파: 소박함과 서정성
36장. 충청도 — 마곡사·법주사 화파
37장. 경기·서울 — 봉선사·용주사 화파: 왕실과 가까운 화풍
38장. 강원도 — 월정사·건봉사 화파: 산악과 고립의 미학
39장. 탱화와 불상의 상관관계 — 같은 화파, 같은 손
40장. 탱화와 석탑의 상관관계 — 문양과 구도의 공유
41장. 지역 유파 간 교류와 경쟁 — 화승들의 이동과 화풍 전파
42장. 지역색의 소멸과 재발견 — 현대의 지역 연구
43장. 제주도 — 육지와 다른 신앙의 풍경
44장. 개성·평양 일대 — 잃어버린 화맥의 흔적
45장. 경상좌도와 경상우도 — 낙동강을 사이에 둔 미묘한 차이
46장. 여섯 지역을 한눈에 — 비교로 읽는 향토색의 지도
7부. 탱화와 세계 불교 회화 — 동아시아를 넘어선 비교
47장. 중국 불화 — 돈황 벽화에서 수륙화까지
48장. 일본 불화 — 만다라와 불교회화
49장. 티베트 탕카 — 탱화와 탕카, 이름은 닮았지만 다른 그림
50장. 동남아시아 불교 벽화 — 태국·미얀마의 상좌부 전통
51장. 한중일 비교 — 같은 뿌리, 다른 꽃
52장. 탱화의 국제적 위상과 세계 미술사 속 자리매김
8부. 존상 비교와 실크로드의 길
53장. 여래상 비교 — 한중일 석가모니·아미타불 표현
54장. 관음보살 비교 — 동아시아 최고 인기 보살의 여러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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