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는 닫힌 문이 많았다. 하지만 나는 그때마다 다른 문을 열었다.”
경기도 광주의 농부 집안에서 5남 3녀의 막내딸로 태어난 김근혜. 사랑받는 막내딸이었던 그는 스물아홉에 결혼하면서 아내와 엄마, 그리고 며느리라는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연년생 두 아이를 키우고 시어머니를 모시며 살아가는 동안 자신의 삶보다 가족이 먼저였다. 울기도 많이 울었고, 남편과 부딪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가족을 외면하지 않았고 자신에게 주어진 몫을 묵묵히 감당하며 살아왔다.
그러던 마흔한 살, 인생을 뒤흔드는 선택을 한다. 가족을 믿고 시작한 사업에 아파트를 담보로 걸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결국 아파트 한 채에 해당하는 큰돈을 잃었고, 가족에 대한 믿음마저 무너졌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김근혜는 마흔다섯에 다시 책상 앞에 앉았다. 공인중개사가 되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고 두 번의 불합격을 겪었다. 그리고 세 번째 도전 끝에 마흔여덟의 나이로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손에 넣었다. 남의 사무실에서 다시 초보가 되어 현장을 배웠고, 마침내 2014년 쉰둘의 나이에 서울 마포에서 자신의 부동산 사무실 문을 열었다.
그 후 12년. 수많은 사람의 집을 중개하면서 그는 집보다 사람을 먼저 보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집 한 채는 평생 모은 재산이고,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며, 또 누군가에게는 가족의 미래라는 사실을 현장에서 배웠다. 그래서 그는 고객을 억지로 계약시키지 않는다. 좋은 이야기만 늘어놓지도 않는다. 자신이 실패를 통해 배웠듯, 큰돈이 움직이는 선택일수록 정확하게 알고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현재는 오랜 현장 경험을 ‘마용서꿀갭’이라는 이름에 담아 마포·용산·서대문을 중심으로 재개발 현장을 누비고 있다.
《내일도 나는 문을 연다》는 부동산 투자 성공담도, 성공한 사업가의 자랑도 아니다. 한때 잘못된 선택으로 많은 것을 잃었던 한 여성이 어떻게 다시 자신의 삶을 선택했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딸에서 아내로, 엄마와 며느리로, 실패한 사업가에서 공인중개사로 살아온 한 사람의 시간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하나의 질문과 만나게 된다. “내 인생에서 하나의 문이 닫혔다면, 나는 어떤 문을 다시 열 것인가?”
마흔다섯에 다시 공부하고, 마흔여덟에 자격증을 따고, 쉰둘에 자기 이름으로 사무실을 연 김근혜. 그녀의 인생은 말한다. 넘어졌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다시 일어나는 것이고, 늦었다는 생각보다 중요한 것은 오늘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도 김근혜는 아침이면 사무실로 향한다. 비밀번호를 누른다. 딸깍. 오늘도 문이 열린다. 내일도, 그녀는 문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