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치열한 야근과 성과주의에 쫓기다 번아웃으로 무너져 내린 주인공이 고향의 오래된 엿방으로 돌아와 삶의 온도를 회복해 가는 따뜻한 치유 에세이입니다.
밥알이 스스로 삭아내려야만 깊은 단물이 우러나오듯, 억지로 버티던 마음을 내려놓는 법을 배웁니다. 뜨거운 엿물을 삼베 자루에 짜내어 미련이라는 찌꺼기를 걸러내고, 타지 않도록 밤새 무쇠솥을 젓던 할아버지의 등 뒤에서 '인내의 적정 온도'를 깨닫습니다.
검붉고 단단하게 굳어버린 갱엿을 지게목에 걸고 백 번을 당기고 늘여 눈부신 흰 엿으로 탈바꿈시키는 지난한 손길은, 상처투성이였던 내면이 바람 통하는 구멍을 품고 투명해지는 변화의 과정을 그대로 닮아 있습니다. 서로 다른 결의 이웃을 품어 안는 콩고물의 지혜를 지나, 엿가위의 시원하고 명쾌한 ‘탁’ 소리와 함께 질척거리던 과거의 자책을 한입 크기로 베어내며 마침내 스스로의 삶을 단정하게 마주합니다.
가장 전통적이고 소박한 엿을 짓는 과정을 통해, 인생의 쓴맛과 단맛을 통과하며 더 단단하고 맑아지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다정한 위로를 건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