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자산의 방향을 맞혔는데도 왜 계좌에는 손실이 남을 수 있을까. 이 책은 선물과 옵션을 가격 예측의 도구가 아니라 권리와 의무, 만기와 증거금, 시간과 현금흐름이 결합된 계약으로 읽는다. 같은 상승 전망이라도 현물, 선물, 콜옵션은 서로 다른 돈의 이동을 만들고, 중간 경로와 계약 조건에 따라 최종 결과까지 달라진다는 점이 출발점이다.
16장 48절의 구성은 계약의 가장 작은 단위부터 실제 실행 위험까지 단계적으로 확장된다. 기초자산과 계약을 분리하고 거래단위·호가·승수를 확인한 뒤, 선물의 선형 손익과 일일정산, 개시·유지 증거금, 강제청산을 다룬다. 이어 현물과 선물 사이의 베이시스와 롤오버, 옵션 프리미엄과 델타·감마·세타·베가, 행사·배정·결제 방식, 호가 스프레드와 유동성, 가격경로와 스트레스테스트를 하나의 위험지도에 올려놓는다.
원고가 반복해서 묻는 질문은 세 가지다. 내가 가진 것은 자산인가 계약인가, 이 계약은 언제 어떤 현금을 요구하는가, 최악의 상황에서 실제로 빠져나갈 수 있는가. 증거금이 작다고 최대손실이 작은 것은 아니고, 옵션 매수의 손실이 프리미엄으로 제한된다고 해서 반복적인 전액 손실이 가벼워지는 것도 아니다. 손익식과 실제 계좌 사이에 거래비용, 슬리피지, 증거금 인상, 만기 시각, 결제 방식이 존재한다.
숫자는 수익을 약속하기 위해 쓰이지 않는다. 승수와 틱, 손익분기점, 일일정산, 롤 가격차, 그리스의 민감도를 실제 돈의 단위로 번역해 무엇을 빠뜨리면 안 되는지를 확인한다. 특히 만기점의 손익표만 보는 대신 그 지점에 도달하기 전에 필요한 현금과 강제청산 가능성을 따로 계산한다.
파생상품 용어를 많이 외우는 것보다 설명할 수 없는 계약을 보류하는 기준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이 책의 결론이다. 선물과 옵션을 처음 구조적으로 공부하는 독자, 이미 거래 화면은 익숙하지만 증거금·만기·유동성의 연결을 다시 점검하고 싶은 독자에게 계약 중심의 지도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