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다 설명서를 읽고 태어난 것 같은데, 왜 나만 나사 빠진 채 덜컹거리고 있을까?"
편의점 삼각김밥 2,000원 앞에서도 멈춰 서는 서툰 서른을 위한 가장 솔직하고 다정한 삶의 조립법
어릴 적 우리는 서른이 넘으면 저절로 단단한 어른이 될 줄 알았다. 마음속의 불안 따위는 서랍 속에 단정하게 개어 넣고, 통장 잔고나 타인의 평가 앞에서도 의연하게 웃어넘길 수 있는 완벽한 독립체가 될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실제로 마주한 현실은 여전히 매달 돌아오는 방세와 공과금을 걱정하고, 친구들의 번듯한 청첩장 앞에서 시커먼 질투를 삼키며, 편의점 매대 앞 몇 백원의 차이를 두고 손가락을 떠는 초라한 생활인의 모습뿐이다.
신간 『나는 아직 내 인생의 사용법을 모른다』는 남들과의 비교 속에서 스스로를 ‘하자 있는 불량품’이라 자책해 온 청춘들에게, 우리가 결코 고장 난 것이 아니라 단지 ‘매일 서툴게 조립 중인 유기체’일 뿐이라는 담담한 진실을 건네는 에세이다. 저자는 섣부른 조언이나 근거 없는 응원"너는 다 잘될 거야"을 늘어놓지 않는다. 대신 수년간 매달렸던 시험을 포기하고 파지 트럭에 수험서를 던져 넣던 날의 굴욕, 복사기 하나 제대로 다루지 못해 화장실 변기 칸에서 숨죽여 울던 첫 직장의 상처, 사랑하는 이의 가슴에 가난이라는 자격지심으로 비수를 꽂던 부끄러운 밑천들을 가감 없이 고백하며 독자의 옆자리에 나란히 앉는다.
이 책은 계획대로 풀리지 않아도 망하지 않는 법, 타인의 속도계에 내 작은 엔진을 혹사하지 않는 법, 그리고 완벽한 정답지 대신 나만의 투박한 오답을 긍정하는 법을 일상의 구체적인 장면낡은 양은냄비의 라면, 한밤중의 골목 산책, 뜯겨 나간 외투 단추를 꿰매는 바느질을 통해 증명해 낸다.
인생이라는 상자에는 애초에 완성된 조립 매뉴얼 따위는 들어있지 않았다. 완제품으로 태어나지 않았기에 우리는 매일 새로운 문장을 적어 넣을 수 있고, 조금 삐걱거리더라도 오늘 하루의 들판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 나갈 수 있다. 여전히 인생의 사용법을 몰라 밤마다 천장을 노려보며 뒤척이는 모든 보통의 영혼들에게, 이 책은 긴 호흡을 고를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따스한 쉼표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