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 1등을 놓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오늘, 나는 처음으로 일부러 답 하나를 지웠다.
고등학교 2학년 서하준은 늘 전교 1등이다. 친구들은 부러워하고, 선생님은 믿고, 부모님은 더 좋은 성적과 더 좋은 대학을 기대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부족한 것이 없는 모범생이지만, 하준에게 전교 1등이라는 자리는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높은 의자와 같다.
100점을 받으면 안도하고, 99점을 받으면 틀린 한 문제를 계속 떠올린다. 시험이 끝난 뒤에도 머릿속에서는 다음 시험과 등수가 떠나지 않는다. 누구도 하준에게 직접 말하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하준은 ‘잘해야 사랑받을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수학 시험 마지막 문제에서 하준은 처음으로 정답을 지우고 일부러 틀린 답을 적는다. 단 한 문제만큼은 완벽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같은 반 윤서아가 그 모습을 목격한다.
“너, 정답 알고 있었잖아. 왜 일부러 틀렸어?”
그 질문을 시작으로 하준이 숨기고 있던 마음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늘 전교 2등을 하며 하준과 경쟁하던 김도윤에게도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고민이 있었고, 성적만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부모님 역시 아들의 변화를 마주하게 된다.
친구보다 점수가 낮으면 뒤처진 것 같고, 부모님의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미안하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보다 어느 대학에 갈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게 느껴지는 순간들.
하준은 점점 자신에게 묻기 시작한다.
나는 정말 전교 1등이 되고 싶은 걸까?
아니면 전교 1등이어야만 괜찮은 사람이라고 믿어온 걸까?
《전교 1등도 울고 싶다》는 성적과 비교에 지친 한 학생이 친구와 가족의 도움을 통해 자신의 진짜 마음을 알아가는 청소년 성장소설이다.
점수는 나를 보여주는 숫자 중 하나일 뿐, 나라는 사람 전체가 될 수 없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말하기까지, 하준에게는 그 어떤 시험보다 어려운 시험이 기다리고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