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셋, 다시 설레었다.
가족을 위해 살고, 일에 치이고, 누군가의 기대에 맞추느라 정작 자신의 마음은 늘 마지막이었던 서윤.
어느 날 그녀는 오래 붙잡고 있던 삶을 정리하고 제주로 내려간다.
이번만큼은 누구의 아내도, 엄마도, 딸도 아닌 ‘나’로 살아보겠다고 마음먹으면서.
그런데 조용히 혼자 살고 싶었던 그녀의 계획에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긴다.
바로 옆집 남자, 도현.
마당의 망가진 수도를 고쳐주고, 비 오는 날 우산을 내밀고, 혼자 먹기엔 많다며 따뜻한 국 한 그릇을 건네는 남자.
무엇보다 그는 서윤을 볼 때마다 자꾸 웃는다.
“왜 자꾸 그렇게 웃어요?”
그 질문에 도현은 대답 대신 더 환하게 웃는다.
상처가 없는 사람은 아니었다.
도현 역시 한 번의 사랑과 이별을 지나, 제주에서 자신의 두 번째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사랑 같은 건 이제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두 사람.
하지만 제주 바람처럼 천천히, 햇살처럼 자연스럽게 서로의 일상에 스며들기 시작한다.
자녀의 걱정, 지난 관계가 남긴 상처, 다시 누군가를 믿는다는 두려움.
마흔 이후의 사랑은 스무 살처럼 가볍지 않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고,
그래서 더 깊게 설렌다.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기에 늦었다고 느낀 적이 있다면,
오랫동안 다른 사람을 위해 살다 문득 ‘내 행복은 어디 있지?’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면,
당신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됩니다.
제주의 바다와 돌담길, 작은 마당과 따뜻한 밥상 사이에서 피어나는 성숙한 로맨스.
상처를 지우는 사랑이 아니라, 상처까지 품고 다시 걸어갈 용기를 주는 사랑.
그리고 어느 봄날, 혼자 살려고 떠난 제주에서 서윤은 깨닫게 된다.
어쩌면 인생의 가장 설레는 계절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