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바다가 만나는 골짜기에 오래된 흰 돌다리가 있었어요. 다리 아래로는 맑은 물길이 흐르고, 둥근 아치 너머로 저녁 하늘이 한 폭의 그림처럼 열렸습니다.
돌다리 한쪽에는 등나무 한 그루가 뿌리를 내리고 있었어요. 매끈한 줄기는 돌기둥을 따라 천천히 올랐지만, 아직 긴 가지 끝에는 연둣빛 잎만 조용히 흔들렸습니다.
해 질 무렵이면 라일락과 살구빛이 아치 안으로 잠깐 들어왔다가 금세 사라졌어요. 등나무는 그 짧은 빛을 오래 바라보며 언젠가 저녁을 머물게 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