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정치

인류는 2000년간 단 한 번도 적그리스도를 못 맞췄습니다

노성문
해라빛출판사
0 (0명)
2명이 읽었어요
원스토리 앱에서 볼 수 있는 작품이에요.
소장
6,000 ⓒ
인류는 2000년간 단 한 번도 적그리스도를 못 맞췄습니다
듣기기능미지원파일정보PDF
총 용량5.1 MB이용기기
ISBN9791124306659
책 소개
얼마 전 우연히 본 온라인 콘텐츠 하나가 이 책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한 화제의 인물의 영문 이름 철자를 재배열하면 불길한 단어 하나가 정확히 만들어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진행자는 이것이 우연이 아니라고, 오랫동안 준비된 운명의 증거라고 확신에 찬 어조로 설명했습니다. 저는 그 영상을 보며 묘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논리적으로는 허술해 보이는데, 이상하게 끝까지 눈을 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조사를 시작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이런 식의 '지목'이 결코 새로운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로마 시대의 황제부터 냉전기의 정치인, 정보화 시대의 기업가에 이르기까지, 시대마다 사람들은 누군가 한 명을 향해 "이 사람이 바로 그 인물이다"라고 확신에 찬 손가락을 겨눴습니다. 그리고 흥미롭게도 그 확신은 시간이 지나면 어김없이다음 세대의 웃음거리가 되었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궁금해졌습니다. 대상은 계속 바뀌는데 이야기의 구조는 왜 이렇게 한결같을까. 애너그램이나 숫자 계산법 같은 '증거'들은 대체 어떤 원리로 만들어지는 것일까.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는 왜 매 시대마다 그런 이야기에 그토록 쉽게 끌리는 것일까.

이 책은 그 질문들을 따라가 봅니다. 역사 속에서 반복되어 온 '악당 지목'의 사례들을 살펴보고, 그 뒤에 숨은 심리적 메커니즘을 짚어보려 합니다. 특정 인물이 실제로 어떤 존재인지를 단정 짓기 위한 책이 아니라, 우리가 왜 그런 이야기를 만들고 또 믿고 싶어 하는지를 들여다보기 위한 책이라는 점을 먼저 밝혀두고 싶습니다.

어쩌면 이 여정의 끝에서 발견하게 되는 것은, 우리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그 사람'이 아니라 그런 이야기를 필요로 했던 우리 자신의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목차
목차

프롤로그: 이름 하나가 예언이 되는 순간

1부. 역사 속 '이번 세기의 악당'들
1장. 네로에서 나폴레옹까지 ? 오래된 악당 서사의 원형
2장. 냉전이 낳은 얼굴들 ? 스탈린, 키신저, 고르바초프
3장. 정보화 시대의 새 얼굴들 ? 레이건, 빌 게이츠, 그리고 그 이후

2부. '증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1장. 애너그램의 함정 ? 이름은 어떻게 예언이 되는가
2장. 숫자와 게마트리아 ? 계산법이 여러 개인 이유
3장. 우연을 필연으로 바꾸는 기술 ? 확증편향의 구조

3부. 우리는 왜 악당을 필요로 하는가
1장. 르네 지라르와 희생양 메커니즘
2장. 복잡함을 견디지 못하는 뇌 ? 서사 본능과 패턴 착시
3장. 불안이 클수록 악당은 커진다 ? 위기와 음모론의 상관관계

4부. 알고리즘 시대, 새로운 악당 만들기
1장. 클릭이 만든 확신 ? SNS 알고리즘과 음모론의 증폭
2장. 왜 반박은 이야기를 이기지 못하는가
3장. 다음 악당을 지목하기 전에 ?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

에필로그: 다음 악당을 찾기 전에

작가 소개
  • 작가노성문
저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낮에는 회사에서 주어진 업무를 처리하고, 퇴근 후와 주말에는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씁니다. 거창한 전문가라기보다는, 세상 돌아가는 일들을 보면서 자꾸 '왜'라는 질문을 멈추지 못하는 사람에 가깝습니다.

이번 책의 출발점도 그런 사소한 궁금증이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온라인에는 특정 인물을 향해 "사실 이 사람이 진짜 악당이다"라는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등장했고, 저는 그 이야기들이 왜 그렇게 시대마다 반복되는지가 궁금해졌습니다. 조사를 해나갈수록 흥미로웠던 건, 대상은 계속 바뀌어도 이야기의 뼈대는 놀랍도록 똑같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저는 이 책에서 어떤 결론을 강요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다만 우리가 왜 그런 이야기에 끌리는지, 그 구조를 함께 들여다보고 싶었습니다. 회사와 책상을 오가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얻은 시선이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특정 진영이나 결론에 치우치지 않고 담담하게 현상을 바라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경제, 심리, 역사, 기술 등 다양한 주제로 oo여 권의 전자책을 펴냈습니다. 이번에도 독자분들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지는 책이 되었으면 합니다.

출판사
해라빛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