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근 날의 눈빛은 잃어버렸지만, 여전히 씩씩하게 살아남은 우리를 위하여”
매일 사표를 가슴에 품고 만원 지하철을 건너는 K-직장인의 생존 에세이
세상을 바꿀 대체 불가능한 인재가 되겠다며 눈을 번뜩이던 입사 첫날의 패기는 어디로 갔을까? K-직장인의 망막에 남은 것은 모니터 속 엑셀 칸과 짙은 다크서클, 그리고 ‘제발 오늘 하루도 무탈하게 넘어가게 해달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기도뿐이다.
이 책은 성공 신화를 부르짖는 엘리트의 자기계발서도, 무작정 회사를 박차고 나가라는 무책임한 퇴사 권유서도 아니다. 매일 아침 지옥철에 몸을 구겨 넣고, 메신저 창에 영혼 없는 ‘넵’을 찍어 누르며, 탕비실 구석에서 쓴 커피로 마른침을 삼키는 평범한 직장인들을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눈물겨운 생존 기록이다.
대단한 성과보다 끼니를 챙기고, 100점짜리 열정 대신 60점짜리 무탈함을 택하다
저자는 회사를 자아실현의 성전이 아닌 매달 정해진 돈을 입금해 주는 B2B 거래처로 재정의한다. 100% 전력 질주하다 방전되어 쓰러지기보다, 업무 집중도 70%를 유지하며 부러지지 않고 유연하게 굴러가는 적정 에너지 보존 법칙을 제안한다. 주말마저 갓생을 살아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침대 위에서 천장의 무늬를 세는 무용(無用)의 시간을 긍정하고, 홧김에 지른 택배 상자를 뜯으며 영혼의 산소 호흡기를 다는 소소한 탕진잼의 심리를 유쾌하고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도어록 소리와 함께 양말을 허공으로 벗어 던지는 해방의 순간부터, 밤 10시 사내 메신저 알림을 끄며 온전한 내 우주로 체크인하는 법까지. 책 속에 담긴 다정한 생존의 기술들은 차가운 오피스 라이프 속에서 나를 잃지 않고 지켜낼 수 있는 단단한 갑옷이 되어준다.
세상을 향한 사회적 친절은 조기 품절되었을지라도, 하루의 끝에서 나를 안아줄 다정함만은 무제한이어야 한다. 오늘도 주머니 속 5천 원짜리 로또 종이 한 장에 기대어 만원 전철을 건너는 당신에게, 이 책은 묻는다. 대단한 일을 해내지 않았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