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마음보다 먼저 늙지 않는다.
어쩌면 한 사람의 몸에서 가장 늦게 떠나는 것이 그리움인지도 모른다.
장익봉 시집 『그리움은 가장 늦게 몸을 떠난다』는 젊은 날 가슴에 들어와 오랜 세월 머물러 온 사랑과 추억, 그리고 중년의 길목에서 다시 피어나는 그리움을 담은 시집이다.
― 중년에도 그리움은 피고 진다
세월이 흐르면 모든 것이 희미해질 것 같지만 사람의 마음은 그렇지 않다. 얼굴은 늙고 계절은 수없이 바뀌어도 어느 날 문득 떠오르는 이름 하나, 오래전 주고받았던 편지 한 장, 함께 걸었던 길과 짧은 눈맞춤은 생각보다 오래 가슴에 남는다.
이 시집에는 그런 기억들이 꽃처럼 피어난다.
젊은 날의 풋사랑과 첫사랑, 군 복무 시절 품었던 애틋한 마음, 차마 다 전하지 못하고 돌아섰던 순간들이 긴 세월을 건너 다시 시가 되었다.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사랑의 깊이를 중년이 된 뒤에야 돌아보고, 지나간 시간 속에서 미처 건네지 못했던 말들을 한 편 한 편 시로 불러낸다.
꽃이 피면 누군가가 생각나고
비가 내리면 오래된 기억이 젖는다.
바람이 불면 지나간 사람의 향기가 돌아오고
달빛 아래에서는 마음 깊숙이 감추어 두었던 이름 하나가 다시 깨어난다.
그래서 이 시집의 자연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다. 꽃과 바람, 비와 노을, 별빛과 달빛은 모두 사람의 마음을 불러내는 기억의 문이다. 고향 단양의 산과 강, 들꽃과 길 또한 시인이 살아온 세월을 품고 있는 또 하나의 삶의 풍경이다.
그리움은 때로 외롭고 아프다. 잊으려 할수록 더욱 선명해지고, 마음 깊은 곳에 묻어 두었다고 생각한 순간 다시 얼굴을 내민다. 그러나 이 시집은 그리움을 슬픔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누군가를 그리워할 수 있다는 것은 한때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증거이며, 지나온 세월을 따뜻하게 품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리움은 상처이면서 위로이고, 외로움이면서 다시 살아가게 하는 작은 불씨가 된다.
젊은 날에는 사랑이 먼저였지만 중년 이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