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518년.
태조 이성계에서 마지막 황제 순종까지, 스물일곱 명의 군주가 한 나라의 왕좌를 거쳐 갔다.
우리는 흔히 그들을 몇 개의 이름으로 기억한다. 세종은 성군, 연산군은 폭군, 광해군은 외교의 왕, 영조와 정조는 개혁군주. 하지만 한 사람의 삶과 한 시대의 정치를 몇 마디 평가만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왕도 사람이었다.
아버지와 아들이 권력을 두고 부딪쳤고, 형제가 왕좌를 놓고 싸웠다.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려 한 왕도 있었고 자신의 왕위를 지키기 위해 가족과 신하를 희생시킨 왕도 있었다. 뛰어난 업적을 남긴 왕에게도 어두운 선택이 있었으며, 폭군으로 기억되는 왕에게도 그렇게 변해간 과정과 시대적 배경이 있었다.
이 책은 조선의 스물일곱 군주를 단순히 성군과 폭군, 성공과 실패로 나누지 않는다.
태조는 왜 아들들의 싸움을 막지 못했을까. 태종은 왜 피를 흘리면서까지 왕권을 강화했을까. 세조는 왜 조카의 왕위를 빼앗았을까. 연산군은 처음부터 폭군이었을까. 광해군과 인조의 선택은 왜 그렇게 달랐을까. 영조는 백성을 위한 정치를 펼치면서 왜 자신의 아들은 품지 못했을까. 정조의 개혁은 왜 그의 죽음 뒤 힘을 잃었을까. 그리고 고종과 순종에게는 나라를 지킬 수 있는 선택지가 얼마나 남아 있었을까.
왕의 선택에는 언제나 그 시대의 정치와 가족, 신하와 붕당, 전쟁과 외교가 얽혀 있었다.
그렇다고 시대적 사정을 이해하는 것이 왕의 모든 잘못을 용서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그 사정을 알고 나면 더 정확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그 왕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다른 선택은 가능했을까.
그리고 그 선택의 대가는 누가 치렀을까.
이 책은 복잡한 조선사를 연도와 사건만으로 늘어놓기보다 왕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따라가며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다. 왕비와 후궁, 왕자와 공주, 권력을 둘러싼 신하들의 갈등과 시대를 뒤흔든 사건들도 함께 들여다본다.
왕좌는 같았지만 그 자리가 가진 힘은 시대마다 달랐다.
나라를 세울 만큼 강했던 왕좌가 어느 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