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백성을 하나님의 백성 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피인가, 헤세드인가.
성경에서 가장 자주 읽히면서 가장 적게 이해되는 책이 룻기다.
짧고 아름답고 악인이 없어서 쉬워 보이지만, 이 책에는 있는 것보다 없는 것이 훨씬 많다.
하나님은 한 번도 말씀하지 않으시고, 기적도 예언도 없으며, 남자 셋이 죽는데 그 이유를 끝내 설명하지 않는다.
그 침묵이 룻기의 문법이다.
『더바이블 룻기』는 이 책을 순종의 교훈담이 아니라 자기 시대의 가장 강력한 신학에 맞선 대항 서사로 읽는다.
그 중심에 헤세드가 있다.
개역개정이 인애, 은혜, 자비, 선대로 나누어 옮긴 그 말은 감정이 아니라 계약의 언어이며,
상대가 아무것도 줄 수 없게 되었을 때에도 관계를 놓지 않는 신실함을 함께 품는다.
하나님의 백성 됨을 결정하는 것은 피인가, 관계에 대한 책임인가.
룻기는 그 답을 모압 여인의 손에 맡긴다. 그리고 거기서 다윗이 태어난다.
원문을 가감 없이 옮긴 직역과 해설을 녹여 넣은 완역, 두 종의 번역을 함께 실었고,
「개역개정과의 비교」가 그 번역의 근거를 한 절씩 밝힌다. 보론 세 편이 정경의 자리와 헤세드 논쟁, 계보의 난제를 따로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