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분야 연구기관에서 일하며 산업 구조와 노동시장 변화를 오랫동안 연구해왔다. 수많은 논문과 연구 보고서를 써오면서 늘 한 가지 아쉬움이 있었다. 정작 하고 싶은 말은 보고서 형식 안에 다 담기지 않는다는 것.
AI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관련 자료들을 수없이 읽었다. 기술의 발전 속도, 대체될 직업 목록, 생산성 향상의 수치들. 데이터는 넘쳤다. 그런데 한 가지가 계속 마음에 걸렸다.
지금 이 변화 속에서 실제로 일하고 생활하는 사람들 — 직장을 다니고, 자녀를 키우고, 커리어를 고민하는 평범한 중산층 — 을 위한 시각이 없었다. AI 활용법을 알려주는 책은 많았고, 기술 전망을 다룬 보고서도 넘쳤지만, 정작 "왜 지금 내가 이렇게 흔들리는 느낌이 드는가"에 답하는 글은 찾기 어려웠다.
그 질문에서 이 책이 시작됐다.
AI 시대는 단순한 시대적 유행이 아니다. 현대 경제의 구조 자체가 바뀌는 새로운 패러다임이고, 그 결과는 이미 우리 일상에서 너무나 현실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그 변화를 이번엔 논문이 아닌 언어로, 보고서가 아닌 사람의 이야기로 담고 싶었다. 더 친근하게, 더 직설적으로.
『AI 이후』 시리즈는 그 작업의 첫 번째 결과물이다. Vol.1이 중산층 붕괴의 구조적 원인을 짚었다면, 앞으로 이어질 Vol.2와 Vol.3에서는 직업의 재편, 부의 이동이라는 더 구체적인 질문들을 계속 다뤄나갈 것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 생각하고 함께 답을 찾아가는 작업을, 시리즈를 통해 계속 이어나갈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