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바라보면, 보이지 않던 작은 세계가 열립니다.
어느 봄날, 아이는 할아버지와 함께 숲으로 향합니다. 서둘러 달려가려는 아이에게 할아버지는 잠시 멈춰 숲을 바라보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나무와 꽃밖에 보이지 않던 숲에 푸르고 반짝이는 ‘초록문’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초록문 너머에서 아이는 금빛 동전처럼 굴러오는 햇살을 두 손으로 받아 보고, 땅의 별처럼 빛나는 기린초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바람을 기다리는 민들레 씨앗을 보내 주고, 서두르지 않는 애벌레의 한 걸음을 응원하고, 작은 개미들이 모두 길을 건널 때까지 가만히 기다립니다.
그렇게 천천히 걷고, 오래 바라보고, 작은 생명들의 속도에 마음을 맞추는 사이 아이에게도 작은 변화가 찾아옵니다. 숲을 한 뼘 더 푸르게 만드는 비처럼 아이의 마음도 한 뼘 더 다정해집니다.
《초록문》은 서두르지 않고 바라보는 마음, 서로 다른 생명의 속도를 기다려 주는 마음, 그리고 그 기다림 속에서 자라나는 다정함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책장을 덮은 뒤 아이와 함께 잠시 걸음을 늦추어 보세요.
어쩌면 우리 마음속에도 푸르고 반짝이는 작은 초록문 하나가 살며시 열릴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