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가는 제조원가에 원하는 마진을 얹어 만든 숫자가 아니다. 공급자는 거래를 처리하는 비용과 결제까지 기다리는 현금을 감당해야 하고, 바이어는 할인과 수수료, 재고 회전, 반품까지 견딜 수 있는 도착원가를 계산한다. 두 계산이 겹치는 구간을 찾지 못하면 첫 주문은 성사되어도 재주문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이 책은 제품원가와 거래원가를 분리해 공급가의 바닥선·목표가·제안가를 세우고, 예상 실판매가에서 거꾸로 바이어 마진을 계산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공장 최소수량과 바이어 적정수량의 차이, 샘플과 파일럿 주문, 리드타임, 선금·잔금·외상, 국내외 운송조건, 지역권과 독점, 판매지원까지 첫 거래에서 빠지기 쉬운 조건을 하나의 견적 구조로 묶는다.
첫 도매 문의를 받고 어디까지 할인해야 할지 막막한 소형 브랜드와 제조사, 온라인 셀러에게 필요한 것은 가장 낮은 가격이 아니라 두 번째 주문까지 남는 조건이다. 가격을 깎는 대신 수량·납기·결제·서비스를 바꾸는 협상법과 90일 재주문 운영 리듬까지 따라가면, 견적 한 장을 단가표가 아닌 거래 설계도로 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