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예술은 사람의 마음을 배우는 시간이었고,
정치는 사람의 삶을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일곱 살, 전통예술을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그저 춤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알게 되었습니다.
전통예술은 몸짓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고 기다림과 존중을 배우는 과정이라는 것을.
스물한 살부터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공연을 만들었습니다.
함께 호흡하고 함께 성장할 때 비로소 하나의 작품이 완성된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그리고 서른아홉.
예상하지 못했던 정치라는 무대에 섰습니다.
돌아보니 정치는 제게 가장 큰 종합예술이었습니다.
문화와 교육, 복지와 경제, 도시와 사람.
서로 다른 생각을 하나의 미래로 연결하는 일이었습니다.
12년 동안 하남은 크게 성장했습니다.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저 역시 시민과 함께 웃고, 고민하며 걸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의정활동을 정리하기 위해 쓴 기록이 아닙니다.
전통예술에서 시작된 배움이 문화교육정책으로 이어지고,
사람을 키우는 일이 결국 도시를 키우는 일이라는 믿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쉰한살, 이제는 조금 천천히 걸어가려 합니다.
산을 오를 때는 앞만 보느라 보이지 않았던 꽃들이,
내려오는 길에서야 하나둘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꽃들은 시민이었고,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공직자였으며,
지역을 사랑하는 예술인과 교육자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남이었습니다.
이 책이
사람을 품고 문화를 키우는 하남,
그리고 다음 10년을 함께 꿈꾸는 작은 편지가 되었으면 합니다.
2026년 여름
박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