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한 선비 윤서진에게 남은 것은 병든 어머니와 아버지가 남긴 막대한 빚뿐이다. 어느 날 한양의 거부 백만석이 자신의 외동딸 백연화와 혼인하면 모든 빚을 갚아주겠다는 뜻밖의 제안을 한다. 단, 조건이 있다. 백일 동안 저택을 떠나지 말 것, 해가 진 뒤 신부의 과거를 묻지 말 것, 그리고 백일이 되기 전까지 절대로 신부의 얼굴을 보지 말 것. 그러나 첫날밤, 병풍 뒤의 신부에게서 서로 다른 세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우물가의 붉은 혼례복, 죽은 신부의 위패, 사라진 기억과 반복되는 이름. 백일이 가까워질수록 서진은 이 혼례가 자신과 오래전부터 연결되어 있었음을 깨닫는다. 얼굴을 감춘 것은 과연 신부뿐이었을까. 금기와 사랑, 기억과 정체성이 뒤엉킨 조선 오컬트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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