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좀을 수평적 조직으로, 탈영토화를 자유로 외우면 『천 개의 고원』이 가까워진 듯 느껴집니다. 그러나 짧은 표어는 개념 사이의 긴장까지 옮겨 주지 못합니다. 오늘의 일과 관계에 적용하고 싶어질수록, 그 말이 무엇과 연결되어 있었는지 한 번 더 살펴야 합니다.
이 책은 개념의 뜻을 따로 모으기보다 리좀과 배치, 영토화와 탈영토화, 되기와 욕망이 서로를 바꾸는 과정을 따라갑니다. 일상적인 사례는 개념을 시험할 작은 자리로 두고, 닮은 점 하나로 원전의 논증을 모두 옮겼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하나의 설명이 유효한 범위와 그 설명을 멈추어야 할 조건을 함께 읽으려 합니다.
열 장에서는 책의 독서 순서와 리좀의 문제 설정을 시작으로 다중성과 배치, 층과 영토를 읽습니다. 기관 없는 몸과 되기, 얼굴성과 미시정치, 노마드와 전쟁기계를 거쳐 자본주의와 욕망으로 나아갑니다. 서로 다른 주제가 만나 앞서 이해한 정의를 어떻게 수정하는지 따라갑니다.
진행자를 없앤 독서모임에서도 말을 빨리 정리하는 사람의 해석만 기록에 남을 수 있습니다. 형식을 바꾼 일과 발언을 인정하고 기억하는 관계가 바뀐 일은 같지 않습니다. 작은 가정 사례를 통해 개념의 닮은 외형에 기대기보다 실제 권한과 비용, 작동 조건을 확인하는 방법을 살핍니다.
처음부터 모든 고원을 이해하려 애쓰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앞에서 받아들인 설명이 뒤의 개념을 만나 어떻게 달라지는지 적어 보십시오. 실천에 쓰고 싶은 말이 생기면, 옮기는 동안 빠지는 조건도 곁에 남겨 주십시오. 원전으로 돌아가는 길과 지금의 생각을 고치는 길이 함께 열리기를 바랍니다. 들뢰즈와 가타리의 용어를 오늘의 조직이나 관계에 적용하고 싶은 독자, 익숙한 설명이 놓친 경계를 함께 알고 싶은 사람에게 맞습니다. 가정 사례를 원전의 명제를 입증한 증거로 취급하지 않고 적용의 질문을 드러내는 장치로 읽습니다. 개념을 현실에 붙일 때 무엇을 더 보아야 하고 어디에서 판단을 멈춰야 하는지 정리할 수 있습니다. 원전의 질문을 다시 읽을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