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기본 지식을 갖추고 있다면 더할 수 없이 즐거운 독서 기회를 줄 것이다. 그러나, 사전 지식이 없는 일반 독자에게라도 이 책은 연대기식 나열의 학교 역사 교육을 넘어서서 과거 사건들의 역사적 의미 생산 메카니즘을 알려주는 중요한 독서 경험을 제공한다. 여기 드러난 사건만 하더라도 우리들의 상식적인 역사를 넘어서는 깊이를 가지고 있다. 멕시코와 미국의 운명적인 적대감, 멕시코의 불안한 역사, 일본의 빠른 진출, 유럽 국가들의 서로 다른 군주제, 독일의 군국주의가 생생한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터크먼은 전쟁 당사국 중 어느 쪽에도 편견을 가지지 않는 역사학자의 꼼꼼한 공평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저널리스트 출신답게 섬세한 관찰과 능란한 장면 묘사, 설득력있는 인물 분석을 동원해서, '사람 사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책을 읽고 나면 1차 대전을 살았던 사람들의 드라마를 보고 난 느낌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역사상의 인물들이 막 우리들 앞에 나타나서 플롯에 따라 맡은 바 역할을 연기하듯, 역사를 만드는 인물들과 사건들은 서로 견직물처럼 촘촘히 짜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