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는 우리가 함께 길을 가고 있는 거라고 했다.
나는 이제 막 그 길에 들어섰고,
할아버지는 그 길의 끝에 와 있는 거라고.
그래서 이제 나는 할아버지 없이 아주 먼 길을
더 가야 할 거라고 했다.
시리즈 소개
‘나의 첫소설’은 소설의 세계에 첫발을 내디디는 초등 고학년 어린이를 위한 창작 동화 시리즈입니다. 가족, 친구, 이웃, 사회 등 여러 관계 속에서 어린이들이 성장하면서 한 번쯤 겪게 되는 현실적인 고민들과 함께 합니다. 〈작은 조약돌〉은 ‘나의 첫소설’ 시리즈 네 번째 책입니다.
책 소개
아이들에게 죽음이란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친구들과 전쟁놀이를 하다가 가짜 총을 맞거나 컴퓨터 게임에서 ‘게임오버’가 되었을 때 아이들은 일상적으로 ‘죽음’을 경험합니다. 그럴 때 죽음이란 승패를 가려야 하는 게임에서 패자가 되었다는 좌절의 표지이며, 이제 신나는 놀이가 끝났으니 밀린 숙제나 해야 한다는 씁쓸한 아쉬움을 남기게 됩니다. 어쨌거나 이런 게임 속 죽음조차도 아이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존재임이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진짜 죽음은 어떨까요? 그것도 동화 속 주인공이나 애완동물의 죽음이 아니라 나와 가까운 가족의 죽음이라면 아이들은 거기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게 될까요? 〈작은 조약돌〉은 이런 문제 의식에서 시작해, 한 소년이 할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 낸 작품입니다.
어느 날,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납니다. 함께 강가를 걷고 돛새치 낚는 법을 가르쳐 주던 할아버지, 할머니를 공주님이라 부르고 천둥번개가 방귀 소리 같다고 너스레를 떨던 할아버지, 채소를 심고 꽃밭을 가꾸고 버찌를 따 주던 할아버지, 나의 친구였고, 선생님이었으며, 비밀을 나누는 동지였던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사람들은 울음을 터뜨리고, 엄마는 이제 할아버지가 영원히 낮잠을 자게 된 거라고 말합니다. 소년은 생각합니다. ‘영원하다는 것은 얼마나 긴 시간일까?’
〈작은 조약돌〉의 주인공 ‘나’는 죽음 자체를 이해할 수 없어 어리둥절해하는 천진난만한 주인공이 아닙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있다니!’ 식으로 경악하거나 할아버지를 만나게 해 달라고 대책 없이 떼를 써서 주위 사람들을 난처하게 하는 일은 없습니다. 이제 할아버지가 공동묘지에 묻혔고, 앞으로는 할아버지가 보고 싶어도 결코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죽음을 이해한다는 것과 할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은 분명히 다른 문제입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