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사람이 된 노동운동가 이야기
‘이웃’이 쓰고, 친구들이 말하는 김형탁
《이웃집 김형탁》. 제목 그대로 진보신당 과천시 위원장 김형탁을 이웃 서미현이 인터뷰해 엮은 책이다. 인터뷰는 2008년 12월부터 총 10회에 걸쳐 60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한두 번 만나 묻고 답하는 식이 아니라 오랜 시간 함께 보내면서 느낀 점을 바탕으로 인터뷰이의 진면목을 담아내려고 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여느 인터뷰책과 다르다. 인터뷰 내용을 문답이 아닌 대필 형식으로 한 것은 인터뷰어와 인터뷰이가 그만큼 긴밀함을 드러낸다.
그런데 서미현은 그 많은 이웃 중에서 왜 하필 김형탁을 주목한 것일까. 그것은 문화비평가 진중권의 추천글로 짐작할 수 있다.
우연히 학창 시절의 친구들을 볼 때가 있다. 어떤 친구는 20년 전 우리의 약속을 잊어버렸고, 어떤 친구는 그 약속과는 정반대의 삶을 살고 있고, 어떤 친구는 그 약속을 잊지 않았으되 삶에 지쳐 지키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아주 가끔 20년 전 우리가 했던 그 약속 그대로 살고 있는 친구를 만난다. 김형탁은 내게 그런 친구다. 그를 보는 것은 내가 부분적으로 잊었고, 부분적으로는 배반한 젊은 날의 가치를 살아 있는 형태로 보는 체험이다. 김형탁은 내게 그리고 아마도 우리 모두에게 그때, 그 자리 그 사람일 것이다.
늘 그렇고 그런 사람?
1962년 대구에서 태어난 김형탁은 서울대 정치학과에 입학한 후 10년간 학생운동과 조직활동을 했다. 1990년대 초 잠시 운동을 접고 생계를 위해 흥국생명 보험회사원이 되었는데, 그것이 노동운동에 본격적으로 들어서는 계기가 된다. 입사 2년차에 흥국생명 노조위원장이 된 데 이어 민주노총 사무금융연맹 사무처장, 최연소 연맹위원장, 민주노총 부위원장, 민노당 부대표 등을 거쳐 진보신당 경기도당 위원장을 지냈다. 노동운동과 지역운동의 결합에 관심이 많으며, 현재 11년째 과천에 살고 있다.
이런 김형탁을 친구들은 어떻게 기억하고 평가할까. 대학 후배 우한기, 대구에서 함께 운동했던 하영식, 흥국생명 시절의 김정순, 진보신당에서 함께 활동하는 활동가 ‘이상한 모자’의 회상에서 김형탁의 인간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담담히 풀어낸 10년 ‘과천’살이
이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돼 있다. 1부 ‘살아온 이야기’는 서미현이 김형탁을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김형탁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잔잔히 들려준다. 가난해서 팔이 부러진 것을 부모님께 말하지 않아 불구가 된 초등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