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사실주의 문학의 시작을 알린 영국의 소설가 제인 오스틴은 1775년 햄프셔 주 스티븐턴 목사관에서 8남매 중 일곱째로 태어났다. 언니 커샌드라와 함께 잠깐 학교에 다녔을 뿐, 주로 집에서 고전을 폭넓게 섭렵하며 당시 다른 여성들처럼 그림, 음악, 바느질 등을 배우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열두 살 때부터 단편소설, 운문, 산문, 희곡 등 습작을 시작하여 1796년 스물한 살의 나이에 첫 장편소설인 『엘리노어와 메리언』을 완성했다. 5년 뒤 〈이성과 감성〉이라는 제목으로 고쳐져 출간된 이 작품은 호평을 받으며 오스틴에게 작가로서의 명성을 안겨 주었다. 그녀는 1801년 바스로 옮겨 가고, 6년 후 부친이 사망하자 사우샘프턴으로 옮겨 갔다. 다시 오빠의 도움으로 어머니, 언니와 함께 초턴에 정착해 1817년 마흔두 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그녀는 이곳에서 창작 활동에 몰두했다.
『오만과 편견』은 당시 영국의 상황과 풍속을 형상화한 리얼리즘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여성은 수동적이고 감상적이며 〈가정의 천사〉라는 이미지로만 부각되던 때, 오스틴은 가부장적인 계급 사회에 분노하며 목소리 높여 항의하기보다는, 마치 촛불에 그슬리면 숨겨진 글씨가 나타나는 〈양피지〉 같은 서술 방식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은닉하였다. 또 작품에 등장하는 다양한 여성의 삶을 통해 남성 중심 사회의 문제점을 파헤치고 흥미로운 인간관계와 인간 심리를 해학과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그 밖에 주요 작품으로는 장편소설 『노생거 수도원』, 『맨스필드 파크』, 『에마』, 『설득』이 있다. 제인 오스틴은 낭만적 연애나 환상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던 당시 사회에 반기라도 들듯, 한 젊은 여성이 사랑에 빠지고 갈등과 시련을 겪은 후 결혼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일관되게 그려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