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여행
수정 없이 단 한 번에 쓴 소설
왼뺨을 훑는 늙은 햇살이 따스했다.
겨울 끝자락을 품고 앉은 등성을 따라 들쭉날쭉 성근 개나리 빛이 스쳐갔다. 겨울이 가긴 가나. 창밖을 훑는 느린 시선이 따가웠다. 초봄 앞자락을 빚고 누운 햇볕을 따라 성큼성큼 잿빛 산마루 결이 지나갔다. 봄이 오긴 오나.
곧 목적지인 홍천에 도착하겠습니다. 희끗 성근 머리카락이 마이크로 말했다. 지친 기색 없는 그 목소리에 잠깬 시선을 불쑥 차안으로 돌렸다. 노란 빛의 잔상이 건너편 옆자리 기운 머리통에 잠시 머물렀다. 마치 나비가 앉은 듯 갓난아이의 머리통 위에 머물렀다 지워지는 개나리 빛. 젊은 엄마의 눈꺼풀이 돋아나 앞쪽으로 기웃하다가 곧바로 아이에게 옮아갔다.
소지하진 짐을 확인하시고…, 버스가 완전히 정차한 다음에…. 스피커는 홍천터미널 앞 다리를 지나는 동안에도 그치지 않았다. 마른 홍천강이 잿빛 그늘을 품고 거기서 조용했다. 기어이 도착했구나. 작은 가방이 옆자리에 덩그러니 앉아 기운 햇살조각을 붙잡고 있었다. 다섯 시 오 분. 부산이라면 아직 볕이 창창할 시간이었다.
한 시간이나 기다려야 하나. 시내버스 시간표가 걸린 곳엔 아직 겨울바람이 바빴다. 오랜 시간 좌석에 길든 허리 끝이 높은 굽을 타고 찌르르 울었다. 시간표 곁, 빵집 백열등이 시든 개나리 빛으로 비닐포장들을 굽어보고 있었다. 들어가 사윈 빛에 눈시울이라도 녹이고 싶었지만 저만치 앞질러 걷는 마음 자락이 이내 고개를 돌리게 했다. 장전평리요. 사거리까지 늘어진 택시들이 차츰 붉어지는 서쪽을 향해 볕바라기를 하고 있었다. 아, 네. 장전평리요. 설익은 노을을 등지고 담뱃불을 비벼 끈 젊은 기사가 백열등처럼 이를 드러내며 운전석에 앉으며 시동을 걸었다.
어디서 오셨어요? 말투가 경상도 같네요. 건너온 다리를 되돌아가면서 택시가 물었다. 그새 홍천강은 잿빛 그늘을 한 모금 더 삼켰고 가방은 더 이상 햇살조각을 만나지 못했다. 간단히 네, 라고 대답을 할까 하다 그만두었다. 젊고 낯선 택시였고 낯설고 설익은 곳이었다. 시선을 밖으로 버린 채 치맛자락을 내려 무릎을 가렸다. 홍천엔 처음이신가요? 다시 설익은 택시가 백미러로 눈을 치켜떴다. 불쑥 눈시울에 밀물이 들어선 탓인지 입술이 달싹거렸다. 아, 아뇨. 두 번째 왔어요. 엉겁결 고백 탓에 눈물이 울컥하는 느낌이었다. 아, 그렇군요. 장전평 어디쯤이세요? 좁고 낡은 옛길을 굽이칠 때마다 한마루에 걸린 햇살조각이 번뜩번뜩 가쁜 숨을 뱉어냈다. 그때마다 젊은 손등에 노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