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남녀들의 가장 아름다운 부위들만 취하여 도달할 수 없는
이상적인 현대의 미를 전시해 보이는
냉혹한 연쇄살인범과의 피 말리는 게임!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표적이 된다.
“남녀의 성기가 반반씩 갖추어진 양성인간은 그렇지 않은 인간들보다 더 많은 행복감을 느낀다고 해요. 그들은 이성을 찾기 위해 소모적인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느끼죠. 자신 외부의 사랑을 갈구하지 않기 때문에, 증오나 질투를 느낄 필요도 없죠.”
_본문
[추천사]
여러 사체의 부위들로 만들어진 마네킹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내세운 범죄 수사극으로 속도감 있는 전개가 돋보인다. 시간이 지날수록 잔인해지는 범죄행각과 그 저변에 깔린 무의식의 광기를 마주했을 때 과연, 누구든지 불쾌해하지 않고 견딜 수 있을까. 하지만 그 괴기스러운 범인의 정체가 우리 사회의 물질에 대한 광적인 집착과 다름 아님을, 누구보다도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지.
_조재림(소설《프라이온》작가, 연세대 예방의학과 R1)
[본문]
“여섯 개의 남녀 사체에서 떼어낸 부분들로 이 인간 마네킹을 만들었다면, 범행을 미리 계획하고 오랫동안 치밀하게 준비한 게 틀림없군. 전형적인 연쇄살인범의 패턴이야. 살인의 감각이 있는 친구군. 마네킹 사체에 폴리머클레이까지 입혀 화장까지 해준 걸 보면, 자신의 살인을 예술품으로 인정해 달라고 말하는 듯해. 소통부재에 소심증, 대인장애에다 억눌린 과시욕. 신화까지 차용한 지적 교만. 사체를 처리한 방식에서 느껴지는 결벽증. 하지만 메시지는 모호한 데가 있군. 단 하나의 양성인간 마네킹을 만들기 위해 이렇게 많은 희생자들이 필요한 이유가 뭘까.”
“더욱 완벽한 인간 마네킹을 만들기 위해서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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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에서는 반음양인, 곧 양성인간을 완벽한 인간으로 칭송했고 많은 사회적 혜택을 부여했죠. 그러나 현대는 반음양인을 돌연변이나 염색체상의 병적 인간으로 간주하고, 하나의 성(性)을 선택할 것을 강요하죠.
“살마키스는 헤르마프로디토스가 호수에서 물놀이를 하는 틈을 타 몰래 그를 껴안고 한 몸이 되어 떨어지지 않게 해달라고 신에게 빌었다. 그러자 살마키스의 소원이 이루어져 둘의 몸은 하나가 되었다. 그때부터 헤르마프로디토스는 남녀의 성을 함께 지니게 되었다...... 헤르마프로디토스는 헤르메스와 아프로디테에게 그 호수에 뛰어든 사람은 모두 자신과 똑같은 남녀 한 몸이 되게 해 달라고 빌었고, 소원은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