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반성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역사는 조금씩 더 건강해진다.”
세종의 4군 6진, 이순신의 거북선, 인조의 삼전도의 굴욕, 그리고 대원군의 척화비가 충고한다. 역사 앞에 겸양하고 긴장할 것을.
조선을 흔든 전쟁과 전쟁이 바꾼 조선
조선의 역사에 대해서는 시대 전체를 개괄한 정사 형식뿐 아니라, 특정 시대나 특정 인물에 초점을 맞추고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한 야사 형식의 책도 많이 나와 있다. 그러나 전쟁과 전쟁사의 관점에서 한 시대 전체를 관통하는 이념과 정책의 흐름을 짚어보고, 그 배경과 시대정신을 분석한 책은 『조선, 평화를 짝사랑하다』 책 이전에는 없었다.
이 책은 조선시대뿐만 아니라 고려시대, 그리고 삼국시대와 그 이전 시기의 한반도 전쟁사를 정리할 ‘한국 전쟁사’ 시리즈와 세계사 속의 주요 전쟁들을 정리하게 될 ‘세계 전쟁사’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기도 하다.
인류의 역사는 곧 전쟁의 역사라는 말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전쟁으로 한 시대를 정리한다는 관점에서 이번 시리즈의 의미가 작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 어떤 혁명이나 혁신보다 세상을 급격히 바꾸어놓는 것이 바로 전쟁 아니던가. 관점이 바뀌면, 조선을 흔든 크고 작은 전쟁들과 전쟁이 바꿔놓은 조선의 역사 역시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교과서 속의 그 역사가 아닌 것이다.
쿠데타로 정권이 시작된 조선은 명나라에 대한 사대로 외교적 스탠스를 취하면서, 내부로는 체제를 정비하는 여유를 갖고 외부로는 강국의 침입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현실적 이익을 얻고자 했다. 이런 실리외교를 채택한 조선은 단기전과 국지전에서 몇 차례의 인상적인 성과를 거두기는 했으나, 국가 단위의 전면전에서는 단 한 번도 승리를 거두어본 경험이 없었다. 이렇게 허약한 나라가 그렇게 긴 시간 동안, 또 그처럼 숱한 외침 속에서 그 존재를 잃지 않고 역사를 유지시켜나가기란 쉽지 않은 일로, 세계사적으로도 유례가 없다. 어떤 특별한 요인이 조선왕조의 장수를 도왔는지, 고난과 굴욕의 전쟁 속에서 그 답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조선, 평화를 짝사랑하다』에서는 조선 초기 여진과 왜구 등 이민족의 침입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던 영토개척 전쟁, 일본의 전면 침입으로 전 국토가 초토화되었던 동아시아 삼국전쟁, 피해 갈 수 있었으나 외교의 실패가 부른 전쟁, 그리고 산업혁명 이후 아시아의 수난시대가 열리면서 시작된 제국주의 열강과의 전쟁 등 조선시대를 4종류의 전쟁기로 대분했다.
영토개척 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