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여자들, 왜 우울한가?
“누군가의 아내이자 어머니이고 딸이고 또 동료이지만 그 같은 삶의 꼬리표들을 떼어낸다면 도대체 나는 누구인가?”
결혼 전의 여성들은 자유롭고 자의식이 강하다. 그러나 결혼한 여자들은 사회와 가정 모두에서 어중간한 자리, 비슷한 고민 비슷한 모습으로 닮아 있다. 남편의 성공을 위해, 자녀의 성장과 자기계발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연로하신 부모님을 보살피기 위해, 또는 직장인으로서의 업무 완수를 위해 하루 24시간 종종걸음친다. 결혼한 여성은 어느새 타인돌보기 의무에 충실한 전일제 노동자를 넘어 슈퍼우먼으로서의 능력을 발휘하도록 무언의 요구를 받게 되고, 항상 누군가를 보살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을 안고 살아가게 된다.
이렇듯 숨돌릴 틈 없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문득 ‘나는 누구인가?’ 라는 물음과 마주하게 되고, 잊고 지냈던 자신의 꿈을 떠올리게 되는 순간, 정작 자아가 빠져버린 이제까지의 삶에 대한 회의와 아쉬움이 물밀듯이 밀려오고 텅 비어 있는 자신의 내면의 방을 발견하게 된다. 자기 아이의 인생폭이 넓어진 만큼 자신의 인생은 좁혀지고 있었음을 느끼고 시간과 기회를 놓쳐버렸다는 낭패감마저 들기도 한다. 자신의 존재 의미를 잃어버린 여성들은, 자신이 헌신적으로 돌봐온 사람들에 대해 원망과 분노의 감정을 품게 되고 깊은 우울 속으로 빠져든다.
중년의 많은 여성들이 어떻게 하면 자기 자신도 지키고 자신의 결혼도 온전히 유지할 수 있을까 고심하는 지금, 결혼 안식휴가를 고려해 보는 것은 병리학으로서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위한 타진이 될 것이다.
결혼생활에도 휴가가 필요하다!
아내와 엄마이자 TV 프로듀서였던 이 책의 저자 셰릴 자비스는 서른여섯 살 때 나라의 절반을 가로질러가야 하는 곳으로부터 3개월 간 일해 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아들의 호소에 못 이겨 그 제의를 거절하고 말았지만, 그녀의 마음은 크게 흔들렸다. 한동안 혼자 살며 일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것이다. 12년이 흐른 뒤, 그녀는 또 하나의 깨달음을 얻는다. 꿈을 잠시 미뤄두었다고 해서 그 꿈이 줄어들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저자 자신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이 책에는 집을 떠나 지냈던 3개월과 그 시간들로부터 얻은 강력한 발견에 대한 이야기가 흡인력있게 펼쳐진다. 그러나 이 책은 한 개인의 이야기 이상의 것을 담고 있다. 자비스는 55명 여성과의 인터뷰를 통해 대담하고 과격하게까지 들리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새로운 문제를 제기한다. 결혼한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