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연구와 조사결과를 통해 거듭 확인되고 있듯이 우리 사회는 정부, 사법부를 포함한 국가기구, 정당 등 정치영역, 기업과 미디어 등 사회기관에 대한 신뢰가 매우 낮은 대표적 저신뢰 사회로 손꼽힌다. 공적 제도에 대한 저신뢰는 특히 고학력, 고소득, 저 연령의 젊은 세대에게서 세대적 특성으로 강하게 나타난다. 한편 최근 몇 년간 지구온난화, 쓰나미, 조류독감과 광우병 같은 통제 불가능한 위험들에 대한 인식은 매우 높아졌다. 지난 5∼7월간에 걸친 촛불집회는 외견상 정부정책에 대한 저항과 도전의 형태로 전개되었지만 원인을 따져 보면 국민의 위험에 대한 높은 체감도와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사회 갈등을 야기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큰 사회비용을 치루지 않고 합의에 쉽게 도달할 수 있게 해주는 신뢰라는 사회자본의 결여에 있다.
이 연구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기획되었다. 더구나 선진국가들이 1960년대 이후 경험하고 있듯이 정부 및 정치에 대한 불신은 젊은 세대의 탈권위주의적, 탈물질주의적 가치관의 확산과 맞물리면서 기성의 권위체제 및 엘리트에 대한 도전과 저항을 세대적 특성으로 자리 잡게 했다. 이런 사회문화적 맥락 속에서 서구에선 위험의 수용은 과학적 설명과 통계수치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사회적 합의로 결정되어야 할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되어 있다. 위험사회 논쟁은 대부분 커뮤니케이션문제라는 데 동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디어와 언론이 정부신뢰와 위험수용 과정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고 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선 아직 체계적인 조사나 연구가 나오지 않고 있다.
분석을 위해 2008년 8월 말 이후 9월까지 10대 중고등학생 408명에 대한 온라인설문조사(4장), 19세 이상 서울거주 성인 층 529명을 대상으로 면접설문조사(3장)를 실시했다. 동시에 인터넷-디지털-모바일미디어의 연동체계가 촛불집회 기간에 어떻게 동원, 활용되었는지를 당시의 언어와 용어, 표현을 살리면서 복기(復記)하듯 재구성했다(5장). 복기 방법이 2008년의 언론의 위상, 미디어 지형의 변화와 그에 수반한 한국사회 변화의 맥을 짚는 데 유용할 것으로 판단한 때문이다.
분석결과 위험에 대한 높은 인식, 정부 및 국가기구에 대한 불신요인이 한미쇠고기협상 및 광우병소고기, 그리고 촛불집회에 대한 미디어이용, 인식과 태도, 행동에 영향을 미친 주요인이었다. 그리고 정부가 위험대처를 가장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으나 실제로 한국사회 위험에 대한 대처는 시민단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