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준비가 되었을 때 두 번째 사랑이 온다.
사랑, 이별, 그리움, 삶. 이 네 가지 감정은 서정윤에게 어떤 것인가.
“가장 상투적인 것이 가장 눈물겨운 풍경이다.”
이 책도 그렇다. 너무나 상투적인, 진부하기 짝이 없는 네 가지 감정을 담았다. 가장 눈물겹게.
홀로서기 25년. 서정윤의 독백은 이렇게 시작된다.
“홀로서기는 더 이상 팔리지 않을 만큼 진부해졌다. 그 안에 담았던 내 젊은 날의 감정들도 지금의 나처럼 늙고 낡고 진부해졌다. 그러나 삶 속에 던져진 우리가 삶을 견뎌내는 방법은 매일 반복되는 이 상투적인 감정들을 인정하고 사랑하는 것이다.”
그래서 용기가 생겼다.
또다시 홀로서야 할지도 모를 두 번째 사랑이 찾아온다 해도 인정하고 받아들이겠다고.
그처럼 우리에게도 울 준비는 되어 있다. 진부할 만큼 아프더라도.
1부 사랑
작가는 사랑을 응원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되묻는다. 다 내어줄 준비가 되었느냐고. 그렇지 않다면 그 사랑이 사랑이냐고.
「어쩌면 평범할 수 있는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이지만 이 말을 듣고 온몸에 전율이 쫙 지나갈 때 비로소 사랑한다는 마음이 전달된 것이다. 아무렇게나 사랑한다는 말을 뱉는 사람은 도저히 찾을 수 없는 마음속에 있는 상자인 것이다.
_책 속에서」
2부 이별
그가 뱉어내는 날카로운 ‘이별어語’가 마음에 박힌다. 그러나 아프지 않다.
「사랑이 삶의 최고이고 사랑이 없는 삶은 곧 죽음과 다르지 않다고 말하며 온 목숨을 바쳐 사랑한다고 말하는 입술도 얼마의 시간이 지나지 않아 한 움큼 썩은 흙으로 변해 있을 것이다.
_책 속에서」
3부 그리움
매일 이별하며 살아야 하는 슬픈 영혼들. 사무치게 그리워도 따져 묻지 말라. 그에게도 그런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그때의 내 모습을 회상한다. 그리고 사랑을 시작하며 신에게 물었듯 다시 한 번 묻는다. 이 그리움은 무엇인가요?
「모든 만남이 신의 계획이라면 헤어짐 또한 그분의 계획 하에서 진행되는 것이다.
신이 계획해 놓은 큰 그림 속에서 우리는 현상마다 웃고 울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이 합해 선을 이룬다고 한 말을 알고는 있어도 나에게 닥칠 때는 당황스럽기 그지없다.
이별이 있어야 만남이 있을 수 있다는 말장난조차 너무 구차해보이지 않는가 말이다. 집어 던져버린다.
_책 속에서」
4부 삶
시에서만 볼 수 있던 이별어, 사랑어, 그리움어語 가 보편적인 언어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작가는 우리가 늘 마주치는 골목의 얼굴에서도 삶의 파편들을 발견한다. 골목을 우리의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