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하게 불행하고, 지독하게 행복해지고 싶은 당신에게
행복해지는 법……행복하지 않던 시절을 잊지 않는 것. 가슴을 치는 아픔을 놓지 않는 것 . 행복은 made in blue. 누구나 쉽게 불행할 것이라고 치부해버리는 인생살이에도 눈이 부시도록 빛나는 순간은 분명 존재한다. 〈메이드 인 블루〉는 삶의 곳곳에 떠다니는 한숨 속에서도 유쾌한 순간들을 미분할 줄 아는 서른 살 여자 송추향의 블루 노트이다.
자신의 인생을 함부로 ‘우울하고 불행한’ 덩어리로 치부해버리는 오류를 줄이고 싶었다는 소망에서 나온 그녀의 성찰은 반짝이며 진지하다. 치열한 삶이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강력한 말의 힘을 보인다.
같은 바닥에서 놀아도
누구는 걷고, 누구는 기고,
누구는 머뭇거리고, 누구는 기다린다.
방법의 차이일 뿐 모두가 이 바닥을 누릴 줄 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지금 이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
저기 집구석에서 찌그러져 있지 않고
지금 이 길 위에 있다는 것.
때론 자조하듯, 때론 시위하듯, 바이브레이터의 효용성을 얘기하다가 아날로그 방식의 자위행위를 찬양하고, 콜라에 중독된 자신을 탓하다가도 그까짓거 희귀한 것도 아니고 돈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닌데 좀 중독되면 안 되냐며 한번 씩 웃어준다. 도무지 왜 사는지 그 이유를 찾을 길 없을 때는 삼천리 자전거 한 대 없는 신세이면서도 다코타 트럭을 욕심내며 그 욕심으로 인해 기운 차린다. ‘인류 평화와 세계 공존에 하등 기여하는 바가 없는 것만 같은 심심한 인생들이여, 딸을 하나 낳아라’며 큰소리치기도 한다.
상처 없는 인생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사람들에겐 통하지 않겠지만, 이미 상처 받고 아픈 이들, 그 아픔을 누릴 줄 아는 이들, 어느 소설가의 말처럼 흉터가 무늬로 변하기를 소망하는 이들에게, 송추향의 글은 아마도 떠돌아다니게 될 것이다.
춥다.
주머니에서 손을 뺄 수가 없다.
웬만하면 받아줄 영어 학원 전단지도 거절했다.
방금 내뿜었던 입김이 다시 내 얼굴에 닿으면서
차가운 기운을 한결 더한다.
푸줏간 냉장고 살해의 붉은 광선마저 따사롭게 느껴진다.
삼겹살 2인분, 소주 하나요!
엉덩이가 녹아내리는
뜨듯한 방바닥에 앉아
외투 훌훌 벗어던지고, 목도리를 두 번 돌려 풀어헤치고
빨개진 두 볼을 더운 물컵으로 달래면서
늘 고기보다 먼저 나오는 소주를 한 잔 짠.
목구멍에서 불이 나고
위장에 술기운이 싸악 발리는 기분.
왁자지껄한 옆 테이블의 소음을 안주 삼아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남의 살 익히는 냄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