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이중성을 탐구한다
19세기 이후 탄생한 인문지리학은 기존의 자연현상에 국한되어 있던 지리학적 관심을 자연환경과 인간의 상호작용이라는 문제로 옮겨 놨다. 또한 인문지리학의 다른 이름이 역사지리학, 문화지리학임에서 알 수 있듯이 지리의 대상인 ‘공간’은 ‘시간’이라는 개념과 결합되기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지리 개념의 확장은 ‘공간’이 자연의 물리력에 의해 생성된 것만이 아니라 사회역사적 상관관계에 의해서도 구성된 산물임을 보편적으로 인식하게 해 주었다. 나아가 근대적 공간의 역사적 형성 과정을 살펴보는 작업이 어째서 근대적 사회관계의 형성을 연구하는 데 유효한가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이 책은 문학과 영화에 나타난 근대의 도시공간과 장소의 의미를 질문하고 그 공간의 역사적 인식의 변천을 새롭게 밝히는 작업을 시도했다.
우리는 아직 식민도시에 살고 있다.
우리가 일본의 압제에서 국권을 회복한 지 어언 66년이 됐다. 해마다 광복절이 다가올 때쯤이면 친일파 문제를 비롯한 식민잔재 청산요구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표면상의 문제들은 논의의 대상이라도 된다. 그러나 이 책의 「일제하 경성도시계획의 단계와 도시공간의 형성」(염복규, 동국대학교 연구교수)에서 지적하는 바, 우리는 일본 제국주의의 잔상을 남김없이 재현해 놨거나 지금도 재현하고 있는 중이며 그것은 표면에 드러나지 않은, 각성 이전의 문제다.
논거에 따르면 일제가 단행한 〈경성시가계획〉은 근대화라는 미명 아래 조선을 식민지화하는 한 단계로, 이때의 〈시가지계획령〉은 도시계획-지방계획-국토계획의 순서로 이어지는 초석이었으며 일제가 조선을 ‘대륙전진병참기지’화하고자 했던 야욕의 밑그림이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당시의 격자형 도로망 정비에서부터 오늘날 수도권 일원의 다핵 광역도시권 구상에까지, 일제하 경성도시계획의 전개가 당대는 물론이거니와 해방 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금의 도시 기본형태 및 발전방향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어쩌면 우리가 고민해야 할 점은 식민지 유산의 지속 그 자체가 아니라 식민지 유산의 의미를 탈정치화하고 이른바 기술적 근대성 등으로 재포장하여 암암리에 승인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닐까?
경부선과 경인선은 ‘한부선’과 ‘한인선’이 맞다!
일제의 식민지 유산은 현재의 철도명에도 남아 있다. “기적소리 우렁차게 토하며” 조선에 도착한 철도, 근대문명의 총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