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할 만큼 아름다운 정경 안에 수놓은 삶의 신비로운 무늬
이루지 못한 약속, 애틋한 그리움의 흔적, 아득한 예감, 아련한 향수…
애잔한 상처의 기억을 보듬는 치유의 여행 안에서 조우하는 영원성
「말을 찾아서」「시동에서」「강릉 가는 옛길」「은비령」
「매듭을 이은 자리」「영혼은 호수로 가 잠든다」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수상작가 이순원 대표 단편 6편 수록
표제작 「영혼은 호수로 가 잠든다」를 비롯해 이순원 대표 단편 「은비령」, 「말을 찾아서」, 「강릉 가는 옛길」, 「매듭을 이은 자리」 총 6편의 단편을 실었다. 이 소설집은 봉평, 시동, 강릉, 은비령, 위촌, 경포를 따라 정감 어린 추억들을 잔잔히 담아내면서 애잔히 유영한다. 가는 길마다 쓸쓸할 만큼 아름다운 정경 안에서, 상처의 기억을 보듬는 작가의 문학 여정이 펼쳐져 있다. 그 길에는 이루지 못한 약속, 애틋한 그리움의 흔적, 아득한 예감, 아련한 향수 등이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다.
「말을 찾아서」는 노새를 부리던 당숙의 양자로 들어가게 된 어린 시절로의 시간 여행을 통해 현재에도 치유되지 못한 갈등과 화해의 예감을 풀어놓고 있으며, 「시동에서」는 더 이상 갈 곳 없는 시동의 해동여관 투숙자들을 통해 상처 입은 풍경을 그려내었고, 「강릉 가는 옛길」은 옛 은사의 부음과 함께 되새김질 된 유년의 아픈 기억을 안고 있는 고향과의 화해를 담고 있으며, 「은비령」은 시간이 멈춰버린 은비령에서 마음의 소금 짐 대신 별을 담아 오는 여행길을 아릿하게 펼쳐놓는다. 「매듭을 이은 자리」는 거역할 수 없었던 전근대적 신앙을 극복하며 새로운 세대의 장을 열어주고, 「영혼은 호수로 가 잠든다」는 친구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이 낳은 신비로운 인연을 통해 깊은 여운을 남겨 준다.
아득한 기억 저편, 아픈 상처의 길에서 만난 유년 시절과의 화해
「말을 찾아서」에서 “나”는 정초부터 말[馬] 꿈을 꾸고 나서, 수시로 떠오르는 말고기와 말 생각으로 배 속과 머릿속이 편하지 못하던 중 봉평에 대한 글을 써달라는 후배의 원고 청탁을 받는다. 그러나 나는 봉평과 함께 연상되는 노새 “은별”과 그를 부리던 “아부제”에 대한 불편한 마음으로 인해 글쓰기를 망설인다.
나는 국민학교 4학년 때, 어른들 사이에서 자식 없는 작은집의 양자로 결정되었다. 당시 나는 노새를 부리는 당숙과 그가 애지중지하는 노새 은별을 무척이나 창피하게 여겼는데 “노새집 양재 새끼”라는 말이 가장 심한 욕으로 들릴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