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 아이들’이 보내는 숙제
당신은 과연 얼마나 어른일까?
‘남한산 아이들’에게,
즐겁다는 것은 길들여지는 것이었다.
남한산초등학교는 지난 2000년 학부모들과 교사들이 시작한 ‘학교 바꾸기’로 폐교 직전에 있던 학교에서 지금은 거의 모든 학부모들이 선망하는 대한민국 ‘혁신 교육’의 대명사가 되었다. MBC 등 여러 방송, 언론 매체를 통해서 남한산초등학교가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환경이 소개되었다. 좋은 교사, 열성적인 학부모, 아름다운 자연 환경, 그 안에서 뛰어노는 즐거운 어린이들의 모습 등.
이제 남한산초등학교의 ‘학교 바꾸기’를 시작한 이래로 12년이 지나고, 성인이 된 그들, 일곱 명의 남한산 아이들이 남한산초등학교에서 무엇을, 어떻게 배웠는지, 그리고 졸업 이후 지금까지 어떻게 성장해왔는지에 대해 이 책을 통해 말한다.
남한산 아이들은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다양한 소리가 있는가를, 얼마나 작은 것들이 세상을 담아내고 있는가를, 세상에 단 하루도 같은 날은 없다는 것을, 슬플 때는 울어도 된다는 것을, 부당함에는 분노해도 된다는 것을, 치열했던 놀이의 흔적이 얼마나 자랑스러운가를, 그리고 “치사하지 않게 이기는 법과 당당하게 지는 법”을 배웠다고 말한다.
남한산 아이들은 눈 내리는 교정에서 이글루를 만들고, 남한산을 30분씩 뛰어 올라가 등교하기도 하고, 비가 오는 날에는 온몸이 진흙으로 범벅될 때까지 운하를 만들고, 바지가 찢어진 지도 모른 채 시냇가에서 물놀이를 치며, 자루 포대를 들고 언덕에 올라가 썰매를 타기도 하고, 매일 무언 산책을 하며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남한산 아이들은 이런 경험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행복해지는 과정을 배웠다.
어른들이 보기에 이런 경험들은 즐겁기는커녕, 더럽고 힘들고 위험해 보인다. 또한 이것은 돈 버는 것에는 도움이 안 되는 쓸모없는 것들이다. 맞다. 그렇다. 그런데 그 어렵고 더러워 보이는 바로 그 일들이 남한산 아이들이 하고 싶어 하는 것들이었고, 그래서 그것이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었고,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즐거움이 무엇인지를 찾고 함께 그 활동을 함으로써 자신이 만끽할 수 있는 즐거움을 단 한 순간도 놓치지 않았다.
이렇게 남한산 아이들은 즐거움을 얻는 데 길들여졌다.
성장한다는 것은 불협화음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어느덧 즐거움에 길들여졌을 때 이제 남한산 아이들은 학교를 떠나야 했다. 아이들은 두려웠다. 남한산초등학교 밖에 있는 커다란 기계 장치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