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이 스스로를 합리적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선택의 순간에도 마찬가지다. 작은 물건을 하나 고를 때도 가격과 디자인, 필요성 여부를 꼼꼼히 따져 구입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선택 과정에서 우리는 알지 못하는 사이에 무의식의 영향을 받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한 오류에 근거해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생각보다 복잡한 인간의 의사결정과 선택 심리. 그렇다면 어떤 선택이 과연 합리적인 결정일까?
의사결정 이론의 세계적 권위자인 하영원 교수가 지금까지 수십 년 간 이어온 연구의 결과를 모아 『의사결정의 심리학』 (하영원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을 출간했다. 이 책에서는 그간 저자가 연구한 ‘행동적 의사결정 이론’을 바탕으로 다른 학자들의 연구와 이론, 사례를 충실하게 소개한다. 그 내용을 토대로 인간의 판단과 의사결정이 어떠한 편향성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봄으로써 오류 없이 합리적으로 선택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수도 없이 마주치는 선택의 순간, 어떻게 할 것인가?
친구의 생일을 맞아 함께 고급 음식점을 방문했다. 당신은 친구에게 오늘 저녁은 내가 사겠다고 이야기하고 메뉴판을 보기 시작한다. 앞장에서 2만 원짜리 A세트와 3만 원짜리 B세트를 본 당신은 갈등에 빠진다. 생각보다 가격이 높다. 하지만 뒷장으로 넘어가 4만 원짜리 C세트를 봤을 때, 비싸다고 생각했던 B세트가 한결 가볍게 느껴진다. 결국 당신은 B세트 두 개를 주문한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마치 합리적인 결정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가격 대비 효용성은 따지지 않은 채 그저 가격을 비교해 극단적인 선택을 회피하고 적당한 수준에서 결정했을 뿐이다. 이른바 ‘타협 효과’다. 인간의 결정은 쉽게 오류에 빠진다. 뇌를 속이는 이런 함정은 수없이 많다.
초기의 행동적 의사결정 이론은 주로 경제학적 의미에서의 합리성에 초점을 맞춰 발달했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양상은 크게 달라졌다. 그 자체로서의 학문적 의미를 가지면서 사람들이 실제 판단이나 의사결정을 어떤 심리로 수행하는지에 관심을 쏟기 시작한 것이다. 그 후 휴리스틱, 프레이밍 효과, 점화를 통한 행동 유발 등 다양한 이론이 등장했다. 이미 일어난 결과를 두고 그러한 결과가 나타나기 전부터 “내가 그럴 줄 알았다”고 착각하는 ‘사후판단편향’, 주어진 환경과 자극을 받아들일 때 어디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만족도가 달라지는 ‘프로스펙트 이론’, 순간의 행복도를 측정하는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