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요지] 본고는 김종삼 시를 대상으로 그의 시에 나타난 시간과 공간 인식의 시적 의미구조를 해명하는 것에 목적을 두었다. 시간과 공간은 인간의 삶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는 만큼 시인의 세계인식과 존재양식을 살펴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제재이다. 특히 김종삼 시의 시간과 공간은 195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 아래 놓여 있어 특별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잘 알려져 있듯이, 김종삼은 전쟁과 분단이라는 민족적 수난을 뼈저리게 겪었을 뿐만 아니라 실향민으로서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간 시인이다. 그의 시에는 이러한 삶의 체험이 특히 시간과 공간 이미지에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이에 본고에서는 시간과 공간 이미지에 투영된 시인의 인식을 통해서 김종삼 시의 의미구조를 살펴보았다.
― <국문요지> 중에서
[연구목적] 시인 김종삼은 해방과 6·25전쟁이라는 역사적·사회적 격동기를 겪은 전후세대 시인 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1953년 종합잡지《신세계》에 시「園丁」을 발표하면서 공식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그가 문단에 등단한 1950년대는 많은 사회적 혼란과 위기의식이 팽배하던 시기였다. 6·25전쟁은 온 강산을 폐허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우리 민족에게는 분단이라는 씻지 못할 상처를 남겨 놓았다. 전쟁과 분단의 상처는 우리 모두가 극복해야 할 민족적 수난이면서 김종삼 개인에게는 고향 상실이라는 또 하나의 고통을 부가하였다. 그의 현실적 삶을 지배했던 가난과 병고와 방황은 그의 시적 여정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시적 특성을 형성하는 동인이 되었다. 그가 처음 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시기가 동란 중 대구 피난 시절이라는 점도 그의 시적 출발의 배경과 1950년대 시인으로서의 숙명적 무게가 암시되는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의 주체 안에는 무시간적인 정신의 법칙과 역사적 조건이 결합되어 있다. 당대 작가와 시인들의 원체험적 시간과 공간은 바로 그들의 작품세계를 지배하는 근원적 토대가 된다. 전후문학을 대체로 "전선문학"의 차원에서 읽어내는 것은 바로 이러한 경험적 시간과 공간의 특성에 연유한다.
그러나 김종삼의 문학세계는 이러한 시대성에서 어느 정도 비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의 문학적 여정이나 현실적 삶은 철저하게 단절과 도피의 형태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여타의 사회적·현실적 영역이나, 문단 시류에도 영합하지 않은 채 오직 자신만의 독특한 시세계를 구측하는 데 집중해 왔다. 이러한 문학적 행보가 그의 시적 성취와 개성을 형성하는 하나의 윈등력이 되었을 것이다.
― <연구 목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