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줘...”
극에 달한 수치심이 이상하게 내 몸을 뜨겁게 흥분시킨다.
그녀가 시키는 대로 나는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돈다.
“이리 와 누워.”
내가 침대에 눕자 그녀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내 몸을 감질나게 쓰다듬으며 자극하고 흥분시킨다. 그녀는 같은 여자라서 남자보다 내 몸을 더 잘 안다. 민감한 곳을 제대로 자극한다.
외관상, 그녀는 다소곳하고 여성미가 물씬 풍기는 반면 나는 중성적인 외모지만 이럴 땐 이상하게 내가 여자가 되고 그녀가 남자 역할이다. 이 역할에 맞는 것은 그녀의 커트머리와 나의 파마머리뿐이다.
“더 자세히 보고 싶어.”
***
박삼교희 장편소설『나는 그녀의 내연녀이다』는 너무나 평범했던 한 여인이 레즈비언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리얼하게 묘사한 소설이다.
애정결핍에서 위험하고 맹목적인 사랑으로 치닫는 주인공, 관념적이면서도 사랑을 부정하고 육체적 쾌락에만 매달리는 그녀, 더없이 현실적이면서도 끊임없이 열정적인 사랑을 찾아나서는 여동생, 우울한 과거로 인해 사랑이란 단어에 메마른 시각을 가지게 된 한 남자.
그들이 사는 세상을 통해 다시 사랑을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