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의 귀환, 전국은 지금 막걸리 열풍 중!
막걸리는 한국 술의 막내다. 누군가는 막걸리를 두고, 청주를 떠내고 남은 술 찌꺼기를 차마 버릴 수가 없어서 그 찌꺼기를 헹궈낸 사생아 같은 술이라고 평한다. 처음부터 의도하진 않았지만, 뜻밖에 생명을 얻은 존재라는 의미에서 보자면 맞는 말이다. 하지만 막걸리는 우리 민족에게는 술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막걸리는 밥맛조차 잃은 노인에게는 늙음을 위로하는 술이자, 부지런한 농군에게는 고단함을 덜어주는 노동주의 역할을 해냈다. 또한 가난한 시인에게는 예술적 심성을 일깨워주는 풍류주로서, 서민의 이미지가 필요한 정치가에게는 적절한 서민용 소품주로서의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우리는 술지게미를 양식 삼아 어려운 시절을 넘기기도 했고, 술지게미로 살림을 꾸린 ‘조강지처’도 만들어냈다. 막걸리는 서민과 고락을 함께한 동기간 같은 술이다.
하지만 막걸리는 그동안 오래도록 잠자고 있었다. 막걸리는 1970년대까지도 전체 술 소비량의 60~70%를 차지했다. 최대 생산량을 기록한 1974년을 보면 생산량이 168만kl였으니, 지금 20만kl의 생산량에 견주면 열풍 운운도 호들갑스러워 보일 정도다. 막걸리의 침체가 본격화된 것은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그리고 해외여행 자유화와 수입 자유화로 외래 문물이 봇물 터지듯 밀려들면서부터였다. 1990년대 들어서자 막걸리는 전체 술 소비량의 3~4%대로 추락하면서 맥주와 소주에게 국민주 자리를 넘겨주었다.
그러나 막걸리는 이제 가난하고 고단한 서민들을 위로해주던 값싼 술의 이미지를 벗고, 바야흐로 새로운 시대를 만나 활보하고 있다. 막걸리는 더 이상 값싸고 속이 든든해서 마시는 술이 아니다. 늙지도, 가난하지도, 서민용 포장지가 필요하지도 않은 일반인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의 막걸리 열풍은 무엇 때문일까? 우리 민족과 함께한 동기간의 의리 때문일까? 아니면 도저히 묻힐 수 없는 막걸리만의 매력이 새삼 발견되었기 때문일까?
그 해답을 최초로 정리한 책이 드디어 출간되었다. 막걸리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막걸리, 넌 누구냐?』의 출간이 반가운 것은 그 때문이다.
축! 막걸리 출생증명서
- 국내 최고의 술 평론가, 막걸리학교 교장 허시명이 맛깔나게 빚어낸 제대로 된 막걸리 이야기
값싸고 질 낮은 술, 칙칙하다, 촌스럽다, 머리 아프다…… 무시당하던 막걸리가 환골탈태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09년 10대 히트상품’ 설문조사 결과 2009년 최고 히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