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파스테르나크(1890∼1960)
창작 전기의 주요 특징은 1930년대 초 이전에 이미 파스테르나크의 고유한 창작적 경향이 확립됐다는 데 있다. ≪삶은 나의 누이≫에서 그의 “자연철학”이 결정적으로 형성됐다면, 세 서사시 〈1905년〉, 〈시미트 중위〉, 〈스펙토르스키〉에서는 “역사철학” 역시 결정적으로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삶과 미학적 신조’의 제시와 함께 ≪삶은 나의 누이≫에서 형성된 근본적인 창작 경향은 다소 변형되고 진화됐을 뿐 이후의 창작 전체를 관통한다. 또한 〈안전통행증〉에 제시된 것처럼 세 번의 ‘커다란 전환’을 거쳤다. 이러한 전환은 각 영역에서의 동시대인들과의 만남을 통해 이루어졌고 그들은 직간접적으로 파스테르나크의 창작 세계에 영향을 끼쳤다. 스크랴빈, 코헨, 릴케 및 마야콥스키가 바로 그러하다. 이들의 고유한 세계에 대한 성찰을 거쳐 파스테르나크의 시학이 형성되었고 창작의 성숙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창작 후기는 1932년에 시집 ≪제2의 탄생≫을 발행함으로써 시작된다. 이 시집에서 파스테르나크는 창작 전기의 난해성을 버리고 의미의 명료성을 추구했다. 1933년에는 작가동맹 대표단과 우랄 지방을 여행한다. 가혹한 비평적 공격을 받게 되는 1930년대 후반기에 그는 창작 활동을 중단한다. 1935∼1941년 번역에 몰두해 셰익스피어의 희곡, 그루지야 시인들, 바이런 및 기타 유럽 시인들의 시를 번역한다. 그가 세계대전 발발로 치스토폴에 피난했다가 모스크바로 돌아온 후 1943년에 시집 ≪새벽 열차를 타고≫를 발행한다. 1945년에는 ≪닥터 지바고≫의 집필을 시작한다. 1954년에는 잡지 ≪즈나먀≫에 〈닥터 지바고에 실릴 시〉 10편이 수록된다. 1955년에 ≪닥터 지바고≫ 집필이 완료된다. ≪닥터 지바고≫는 1956년에는 국내에서의 출판이 거부되고, 1957년에 밀라노에서 이탈리아어로 출판됐1958년에는 각국의 언어로 번역돼 출판되고 같은 해 노벨문학상 수상이 결정된다. 1959년에는 파스테르나크의 마지막 시집이자, 〈유리 지바고의 시〉와 시기적으로도 특성에 있어서도 밀접하게 관련된 시집 ≪날이 맑아질 때≫가 파리에서 출간되고, 이어 1960년에 그는 페레델키노에서 사망한다. 1988년에는 잡지 ≪노비미르≫에 ≪닥터 지바고≫가 게재되고 파스테르나크의 복권이 이루어진다.
임혜영
임혜영은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와 동 대학원 노문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국립대학에서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소설 “닥터 지바고”, 작